아는 기자, 아자 시작합니다. 윤석열의 홀로서기의 앞날은 정치부 노은지 차장과 짚어봅니다.
Q. 윤석열 후보가 길게 발표했는데, 어떻게 하겠다는 건가요?
6월 29일, 지난해 윤석열 후보가 대선 출마를 선언한 날입니다. 국민의힘에 입당하기 전이죠.
윤 후보는 오늘 '처음 윤석열의 모습으로 돌아가겠다'고 했는데요,
정권교체 열망에 힘입어 중도층과 2030의 지지를 받고 대선주자로 급부상했을 그 당시의 초심을 되찾겠다는 겁니다.
윤 후보는 2030에 실망 준 행보를 반성하고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주겠다며 자신을 지지했던 중도와 2030을 다시 끌어안겠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.
Q. 결국 김종인 전 위원장과의 결별을 선택했는데요. 어제 저녁까지만 해도, 김 전 위원장은 자신의 안을 후보가 받을 거라는 기대를 보였는데, 어제 하루 무슨 일이 있었던 거에요?
취재해보니 어젯밤 9시 이후로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갔습니다.
낮에 '김종인 배제'라는 기사가 나기도 했는데 이 때는 윤 후보가 사실이 아니라고 바로잡기까지 했습니다.
윤 후보와 김종인 전 위원장 사이 연락책을 맡았던 임태희 전 총괄상황본부장이 어제 저녁 김 전 위원장을 만났지만 이 때까지도 김종인 배제 사실은 통보되지 않았습니다.
9시가 넘어 김종인 배제라는 기사가 하나 둘씩 뜨기 시작했고, 자정이 다 돼서야 최종 결정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.
윤 후보가 김 전 위원장에게 직접 통보한 것은 오늘 기자회견 시작 30분 전입니다.
Q. 윤 후보와 김 전 위원장 왜 이렇게 틀어진 겁니까?
[연기 VS 쿠데타 ]
바로 이 두 단어 때문인데요,
윤 후보는 김 전 위원장의 '연기' 발언에, 김 전 위원장은 윤 후보 측의 '쿠데타' 발언에 더 이상 같이 갈 수 없다고 판단한 겁니다.
김 전 위원장이 '후보는 연기만 해달라'고 한 것에 대해 윤 후보 일단 이렇게 말했습니다.
[윤석열 / 국민의힘 대선 후보]
"연기 발언은 나쁜 뜻은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. 후보를 비하하는 듯한 입장에서 하신 발언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."
하지만 속내는 달랐는데요,
어제 윤 후보의 표현을 빌리면 "뭐 이런 양반이 다 있나"면서 "계열사 사장이 그룹 전체를 흔들겠다며 '내가 결정했으니 그룹 대표는 그냥 따라라' 이게 말이 되냐"고 불쾌감을 나타냈다고 합니다.
김 전 위원장이 발끈한 건 '쿠데타'인데요,
김 전 위원장이 후보와 상의하기 전 선대위 개편을 발표한 걸 두고 윤 후보가 "이건 나에 대한 쿠데타"라고 했다는 말이 전해졌는데요.
김 전 위원장, 이렇게 반응했습니다.
[김종인 / 전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]
"무슨 상왕이니 쿠데타니 내가 무슨 목적을 위해서 쿠데타 하겠어요."
[김종인 / 전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]
"무슨 내가 쿠데타를 했다느니 이준석이하고 무슨 짜고서 뭘 했느니 이딴 소리를…."
Q. 그럼 김 위원장과는 완전한 결별입니까?
김 전 위원장은 윤 후보가 쇄신안 발표하기 직전 전화한 것에 대해서도 '인사치레'라고 선을 긋고
별로 조언해줄 것도 없다고 했거든요. 결별로 보면 될 것 같습니다.
선대위에서 활동한 김 전 위원장 측 관계자는 "퇴로를 열어줘 오히려 고맙다" "5년 만에는 정권 교체를 못한다"면서 차라리 잘됐다는 분위기입니다.
Q. 윤석열 후보가 선대본부를 누구와 함께 꾸릴지 내일 발표한다고 하는데, 누구를 염두에 두고 있습니까?
권영세 선거대책본부장이 당 사무총장을 겸임하고, 원희룡 정책본부장까지 발표가 됐는데요,
임태희 전 본부장도 합류할 걸로 보입니다.
윤 후보가 2030 청년세대를 주도적으로 참여하게 하겠다고 한만큼 기존에 임명된 청년 보좌역들이 비중있는 역할을 하게 될 걸로 보입니다.
그동안 인재영입하다가 여러 잡음도 많았잖아요. 그래서 그런 식의 영입쇼는 안하겠다고 합니다.
Q. 이제 관심은 이준석 대표로 쏠립니다. 윤석열 후보는 이 대표를 어떻게 한다는 건가요?
이준석 대표 사퇴여론에 대해 윤 후보는 '소관 밖의 일'이라면서 '당 대표의 역할'만 주문했는데요,
더 이상의 분란 일으키지 말고 대표 업무에 충실하라는 압박으로 볼 수 있습니다.
국민의힘에서는 "이 대표의 영향력이 줄어들 것"이라는 얘기도 나옵니다.
선대본부에 청년을 주도적으로 참여시키는만큼 청년층을 대변하는 이 대표의 역할 자체가 줄어들거란 겁니다.
Q. 윤석열 후보의 오늘 승부수에 대해 국민의힘 내부 평가나 분위기는 어떻습니까?
제가 의원, 당직자, 보좌진 전화를 쭉 돌려봤는데요,
후보를 연기나하는 허수아비로 만들었으니 김 전 위원장과의 결별은 불가피한 수순이었다, 시간이 없으니 빨리 상황을 정리한 건 잘했다는 반응이 많았습니다.
하지만 구체적인 쇄신 방향이 빠진 건 문제라는 지적도 나왔습니다.
Q. 노 차장은 어떻게 평가하나요? 오늘 윤 후보 승부수가 약입니까 독입니까.
약이 될지 독이 될지는 앞으로 윤 후보가 보여줄 모습에 달려있습니다.
내일 공개할 선대본부 구성이 1차 시험대가 될 것 같은데요.
소위 '그 밥에 그 나물'이란 얘기가 안 나오게 해야 할 것 같고요.
사과가 말 뿐이 아니라 진심이었다는 것을 보여줘야 겠지요.
2030을 위한 것이나 가족 문제에 대한 인식이나 이런 것들에 대한 윤 후보의 근본적인 인식 변화를 유권자가 느껴야 할 겁니다.
그 성적표는 이달 말, 설 연휴 직전에 나오는 여론조사 결과가 될 것 같습니다.
이달 말 조사에서 반등을 이뤄내지 못하면 선거는 어렵게 진행되겠지요.
Q. 마지막으로 시청자 질문입니다. 안철수 후보와의 단일화 가능성이 있는지, 묻는 분들이 많았거든요.
그 답도 설 연휴 직전에 나올 여론조사 성적표에 달려있습니다.
윤 후보가 단일화 고민하냐는 질문에 모든 걸 국민에게 맡길 생각이라고 했거든요.
설 연휴 전까지 지지율을 회복하지 못하고 , 단일화가 필요하다는 여론이 높아진다면 막판 승부수로 생각해볼 수도 있겠죠.